오후 2시 반에 출발하기로 한 버스는 5시간이나 지난 밤에 모습을 드러냈다. 30명쯤 앉을만한 비좁은 미니버스에 60여명의 사람이 끼어앉는다. 커다란 짐을 끌어안고서... 니에리에서 몸바사로 가는 버스는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90도로 세워진 딱딱하고 비좁은 의자에서 17시간을 달려 몸바사에 도착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 덕분에 쾡한 얼굴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버스에서 탈출했다. 오랫동안 구부리고 있었더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 몸바사에 온 것보다 버스에서 탈출한 것이 더 좋아. + 우리가 이 버스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 너무 대단해. - 자리가 좁은데 계속 사람을 태워서 짜증났는데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더라. + 응, 아줌마들은 다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있더라고. - 이제 아프리카에서 뭐든지 할 수..